모카 뜻과 유래, 초콜릿 커피 이름이 예멘의 항구에서 왔다고?

현대 카페모카와 옛 항구의 삽화를 연결한 모카 유래 대표 이미지
현대 카페모카와 커피 무역항을 연결한 개념 이미지.

카페모카를 주문하면 진한 커피와 초콜릿이 어우러진 달콤한 맛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모카’가 초콜릿을 뜻하는 외국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모카의 이름을 따라가면 초콜릿 공장이 아니라 예멘의 항구에 닿습니다. 홍해에 면한 도시 모카는 커피를 배에 실어 보내던 무역항이었습니다. 커피를 내보낸 장소의 이름이 커피를 부르는 말로 남은 것입니다.

예멘의 커피는 고지대에서 자랐는데, 왜 바닷가 항구가 이름의 주인공이 됐을까요? 그리고 오늘날 카페모카를 마시면 그 항구를 거친 예멘산 원두를 맛보는 걸까요?

목차

모카는 예멘의 항구 이름이었습니다

모카는 아라비아반도 남서쪽 예멘에 있는 항구 도시입니다. 서쪽으로 홍해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메뉴판에서 보는 영어 Mocha도 이 지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 이곳은 커피를 사러 온 상인과 배들이 모이는 중요한 무역항이었습니다. 특히 17~18세기 커피 무역의 역사를 살펴보면 모카라는 이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헨리 솔트의 원화를 바탕으로 판각한 모카 항구의 해안 건물과 배들
H. Salt 원화·W. Angus 판각, View from the Factory at Mocha, 1809년 도판. 채색 공개 사본,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헨리 솔트가 그린 모카의 풍경은 1809년에 출판된 여행서에도 실렸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도시와 그 앞의 배들을 보면, 우리가 음료 이름으로 아는 모카가 실제로 사람이 살고 물건을 거래하던 장소였다는 사실이 선명해집니다.

사전에서도 mocha의 어원은 예멘의 도시 모카로 설명합니다. 지금의 달콤한 음료를 떠올리기 전에, 이 이름은 먼저 커피가 바다로 나가는 장소를 가리켰습니다.

산에서 자란 커피에 왜 항구 이름이 붙었을까?

커피를 기르는 곳과 커피를 사 가는 배가 도착하는 곳은 달랐습니다. 예멘의 커피는 내륙 고지대에서 재배됐고, 수출할 커피가 모카 같은 항구로 모였습니다.

산지에서 거둔 커피가 바다를 건너려면 육지의 운송과 선박을 이어 주는 장소가 필요했습니다. 모카는 그렇게 커피를 모으고 거래해 바깥으로 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고지대 커피 재배, 항구의 커피 포대 집하, 작은 배에서 큰 선박으로 적재하는 과정을 나눈 삽화
고지대의 커피가 항구에 모여 선박에 실리는 과정을 보여 주는 개념 삽화. 실제 지형이나 항로 지도는 아닙니다.

멀리서 커피를 사 오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거래한 항구 이름이 상품을 알아보는 단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모카를 통해 나간 커피가 모카커피로 알려진 것도 이런 무역의 흐름과 연결됩니다. 밭이 있는 곳의 이름 대신, 커피를 내보낸 항구의 이름이 붙은 셈입니다.

1722년, 한 배에 실린 커피 2,800꾸러미

커피가 실제로 얼마나 크게 거래됐는지는 옛 항해 기록에서도 드러납니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소개한 영국 동인도회사 선박 타운젠드호의 항해가 한 사례입니다. 동인도회사는 아시아와의 무역을 벌이던 회사였고, 이 배도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 먼 항해에 나섰습니다.

1722년 모카에 도착한 배는 납·철·직물 같은 화물을 내리고, 커피 2,800꾸러미를 실었습니다. 항구에서 거래한 커피가 배의 화물칸을 채운 것입니다.

커피를 실은 배는 모카를 떠나 인도 서해안의 캘리컷을 거쳤고, 이후 아프리카 남쪽을 돌아 영국으로 향했습니다. 지금처럼 주문한 원두가 며칠 만에 도착하는 운송과는 시간과 거리가 달랐습니다.

이 배가 영국에 돌아온 것은 1723년이었습니다. 커피를 구하려고 먼 항구를 찾아온 배가 거래를 마치고 다시 긴 항해를 떠났던 것입니다. 모카는 이렇게 해외 상인들이 찾아와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의 현장이었습니다.

카페모카를 주문하면 예멘산 커피가 나올까?

오늘날 카페에서 말하는 카페모카는 보통 에스프레소에 초콜릿이나 코코아 재료, 우유를 더한 음료입니다. 메뉴 이름에서 먼저 알려 주는 것은 원두의 산지보다 음료의 구성과 맛입니다.

에스프레소, 우유, 초콜릿과 완성된 카페모카의 관계를 보여 주는 이미지
현대 카페모카의 일반적인 재료 구성을 보여 주는 개념 이미지.

이를테면 “라테 대신 카페모카로 주세요”라는 주문은 커피와 우유에 초콜릿 맛이 더해진 음료를 고르겠다는 뜻입니다. 예멘산 원두로 바꿔 달라는 주문은 아닙니다.

반대로 예멘의 모카커피를 소개하는 원두 설명에서는 그 지역의 커피와 무역의 배경이 중요합니다. 같은 ‘모카’라도 원두를 설명하는 이름인지, 초콜릿을 넣는 음료 이름인지에 따라 읽는 초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초콜릿과의 연결에는 커피가 지닌 향미도 등장합니다. 네스카페의 커피 해설은 모카 원두가 자연스러운 초콜릿 향미로 알려졌다고 설명합니다. 원두에서 그런 향미를 느끼는 것과 음료에 실제로 초콜릿을 넣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늘날 사전은 모카를 예멘의 커피뿐 아니라 커피와 초콜릿을 섞은 맛이나 향미를 가리키는 말로도 풀이합니다. 항구와 연결된 커피 이름이 이제는 음료와 디저트의 맛을 설명하는 말로도 쓰이는 것입니다.

먹고 마시는 것의 이름에 담긴 역사가 궁금하다면 샌드위치 유래, 음식 이름이 백작의 작위였다?도 함께 읽어 보세요. 모카에는 커피 무역항의 이름이, 샌드위치에는 영국 귀족의 작위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모카의 커피는 산에서 자랐지만, 그 이름은 바닷가 항구를 거쳐 널리 알려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손에 드는 달콤한 카페모카에도, 커피를 가득 실은 배들이 드나들던 항구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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